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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도 주목한 '코 스프레이'... 호흡기 감염 예방 트렌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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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예방은 백신 접종을 통해 체내에 전신 면역을 형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의료계는 바이러스가 인체에 가장 먼저 침투하는 관문인 '코 점막(nasal mucosa)' 자체의 방어력을 높이는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비강(콧속)에 직접 분사하는 스프레이형 예방제가 점막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해, 바이러스의 침입을 선제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버드 대학교 연구팀(joseph j et al., adv mater. 2024)은 비강 내 보호층 형성을 통해 병원체의 침투를 물리적으로 차단하고 중화할 수 있다는 실험적 성과를 발표하며 점막 방어의 의학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연구 기조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면서 코 점막은 이제 호흡기 감염 예방의 새로운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코 점막이 방역의 최전선으로 부상하게 된 의학적 배경을 짚어보고, 호흡기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과학적 예방 전략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비강 스프레이로 '물리적 차단'부터 '항체 강화'까지... 코 점막 방어 연구 가속화
호흡기 점막을 통한 국소 예방(local prevention)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이를 활용한 예방 기술 연구 또한 다각도로 전개되고 있다. 먼저 2024년 하버드대 의과대학 부속 브리검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연구진이 발표한 전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강 스프레이(pathogen capture and neutralizing spray, pcans)는 코 점막에 젤 형태의 보호층을 형성해 호흡기 비말과 병원체(pathogen)를 포획할 수 있다. 이는 바이러스와 세균에 대한 물리적 장벽 역할을 하는 동시에, 병원체를 비활성화하는 중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물리적 차단을 넘어, 항체(단일클론항체)를 비강 내로 직접 전달해 국소 항체 농도를 높이는 방식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6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된 네덜란드 기업 레이든 랩스(leyden labs) 및 하버드대 공동 연구에서는 광범위 인플루엔자 단클론항체(cr9114)를 코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의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건강한 성인 143명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을 통해 확인했다. 특히 해당 스프레이를 하루 2회 투여할 경우, 1회 투여 시보다 최저 항체 농도가 최대 92배까지 상승하며 더욱 안정적인 방어막이 구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강, 바이러스의 주요 침투 경로이자 1차 방어선
이처럼 의학계가 코 점막 투여법에 주목하는 까닭은 호흡기 바이러스의 대부분이 코를 통해 유입되기 때문이다. 코는 외부 공기와 함께 들어오는 유해 물질을 가장 먼저 막아내는 기관으로, 신체 기능이 정상일 때는 바이러스 침입을 막고자 정교한 방어망을 펼친다.

이와 관련하여 이비인후과 전문의 박상만 원장(송산두리이비인후과의원)은 "비강 내 고유의 생리적 방어 기전인 '점액섬모 운동(mucociliary clearance)'은 외부 이물질의 체내 유입을 억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점막 표면의 점액층이 호흡기 바이러스를 일차적으로 흡착하면, 섬모의 규칙적인 운동이 이를 비인두(nasopharynx) 방향으로 이동시켜 배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절기의 급격한 기온 변화나 건조한 대기, 미세먼지, 흡연 등 물리적·화학적 자극은 이러한 방어 체계를 위협한다. 자극이 지속되면 점액의 점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섬모 운동이 둔화할 우려가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코 점막의 방어 장벽을 무력화해 각종 호흡기 질환에 쉽게 노출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코 점막에서 호흡기 바이러스 침투 막는 '카모스타트' 성분 주목
비강 내 직접 분사를 통해 방어막을 구축하려는 글로벌 의료계의 흐름과 맞물려, 최근에는 코 점막의 국소적 방어 전략 중 하나로 '카모스타트(camostat)' 성분 역시 주목받고 있다. 국제 학술지 '셀(cell)'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카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로 침투할 때 활용하는 단백질 분해 효소(tmprss2)의 활성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와 체내 정상 세포가 융합하는 연결 고리를 사전에 차단해, 감염 초기 단계를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식물 유래 다당류 물질인 '잔토모나스 발효 추출물(잔탄검, xanthan gum)'을 결합하면 점막 내 방어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성분이 코 점막 표면에 겔 형태의 물리적 보호막을 형성해, 카모스타트가 점막에 원활하게 밀착되고 효과가 오래 유지되도록 돕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 학술지 '바이러스(viruses)'에 실린 인플루엔자 a·b형 대상 실험 결과, 두 성분을 함께 적용했을 때 항바이러스 효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에는 이 같은 원리를 적용한 비강 스프레이 제품도 나와 있어, 외출 전이나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식사 전후 등 하루 2~3회 콧속에 뿌리면 점막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외출 전 차단·귀가 후 증식 억제... 호흡기 감염 막는 '이중 방어 전략'
선제적 코 점막 보호와 더불어 귀가 후 후속 관리까지 병행할 경우 더욱 빈틈없는 바이러스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통상 호흡기 바이러스는 체내 유입 직후 바로 전신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막에서 초기 국소 증식 단계를 거친 후 감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후속 관리 단계에서 유효한 수단으로 거론되는 성분이 세계보건기구(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등재된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숙주 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의 자가 복제 과정을 방해해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세포 모델 실험에서는 최대 99%의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과가 관찰되기도 했다. 이를 비강 스프레이 제형으로 사용할 경우, 국소 점막에 직접 전달되는 방식 특성상 전신 흡수를 최소화하면서도 점막 부위에서 높은 항바이러스 활성 농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외출 전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을 차단하고 귀가 후 침투한 바이러스의 초기 증식을 억제하는 '이중 방어 전략'을 실천하면, 일상 속 호흡기 감염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