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 환자, 손끝 채혈 대신 '연속혈당측정'했더니... "약 안 늘려도 혈당 뚝"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손가락 채혈을 통해 혈당을 재는 기존 방식의 환자보다 혈당 조절이 더 잘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팅엄대 의대 엠마 윌못(emma g wilmot) 부교수와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라란타 릴라라트나(lalantha leelarathna) 부교수 공동 연구팀은 영국 24개 1∙2차 의료기관에서 제2형 당뇨 환자 303명을 32주간 추적해 이같이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최신 당뇨약을 쓰는데도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연속혈당측정기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2023년 7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인슐린과 함께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최신 당뇨병 약을 쓰고 있는 18세 이상 환자 중 당화혈색소가 7.5~11.0%인 사람들을 모집했다. 당화혈색소(hba1c)는 지난 2~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참가자 303명을 2대 1 비율로 나눠 198명에게는 연속혈당측정기를, 105명에게는 기존의 손가락 채혈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게 한 뒤 32주간 비교했다. 참가자 평균 나이는 60.7세, 평균 당뇨 유병 기간은 16.7년이었다.
연구는 두 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1~16주차는 환자 스스로 혈당 자료를 보며 관리하는 자기 관리 기간, 17~32주차는 의료진이 약물을 추가하며 적극 개입하는 기간이었다. 분석 결과, 16주 후 연속혈당측정기 그룹의 당화혈색소는 8.8%에서 8.0%로 떨어진 반면, 손가락 채혈 그룹은 8.8%에서 8.7%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두 그룹 간 차이는 0.6% p였다. 32주 후에도 차이는 유지돼 연속혈당측정기 그룹은 7.8%까지 추가로 떨어졌고, 손가락 채혈 그룹은 8.3%에 머물렀다. 정상 혈당 범위에 머무는 시간 비율도 32주 시점에 60.2%대 50.1%로 약 10% p 차이가 났다.
흥미로운 점은 자기 관리 기간에 두 그룹의 인슐린 사용량에 차이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즉 약을 더 쓴 결과가 아니라, 환자들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혈당 수치를 보면서 식사와 활동을 스스로 조절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연속혈당측정기 그룹은 16주 시점에 일상 신체 활동량이 더 늘었고, 식습관 점수도 더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면에서도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심한 저혈당은 손가락 채혈 그룹의 한 명에게서만 두 차례 발생했고, 연속혈당측정기 그룹에서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연구의 공동 책임저자인 엠마 윌못(emma g wilmot) 영국 노팅엄대 의대 부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최신 약물치료를 받는데도 혈당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연속혈당측정기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라며 "환자 스스로의 자기 관리 단계에서 이미 효과가 나타났고, 이후 의료진의 약물 조정이 더해졌을 때 그 효과가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versus self-monitoring of blood glucose in individuals with type 2 diabetes: 제2형 당뇨 환자에서 연속혈당측정과 자가혈당측정 비교)는 지난 4월 23일 국제 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