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러너 정강이 통증 '신스프린트'… 방치하면 피로골절까지 이어질 수도
러닝은 장소의 큰 제약 없이 편한 옷과 운동화만 있으면 부담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나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만큼, 무리한 운동이나 잘못된 자세로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충분한 준비 없이 러닝을 시작한 초보 러너에게는 정강이 통증인 '신스프린트' 가 발생하기 쉽다. 정형외과 전문의 선상규 원장(코끼리정형외과의원)과 함께 초보 러너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신스프린트의 원인·증상·치료법을 살펴보고, 건강하고 오랜 러닝 생활을 위한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러닝 후 정강이 통증…과도한 하체 스트레스가 원인
신스프린트(shin splints)는 정강이뼈(경골) 안쪽 경계부를 따라 통증이 발생하는 상태로, 정식 명칭은 내측 경골 스트레스 증후군(medial tibial stress syndrome, mtss)이다.
이 질환은 러닝 경험이 부족한 초보 러너에게 잘 발생한다. 러닝을 처음 시작하거나 오랜만에 재개한 경우, 정강이뼈와 주변 근육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기로 인한 반복적인 충격으로 쉽게 과부하가 걸린다. 이로 인해 정강이뼈를 덮고 있는 골막(뼈의 바깥층)이나 뼈에 부착된 근육 및 힘줄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급격한 운동량 증가, 부적절한 러닝화 착용, 딱딱한 지면에서의 러닝, 잘못된 러닝 자세 또한 하체에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누적시켜 신스프린트의 원인이 된다.
정강이 날카로운 통증… 단순 근육통 아닌 '신스프린트'
신스프린트의 주요 증상은 정강이뼈의 안쪽 1/3 지점에 느껴지는 통증이다. 초기에는 달리기 시작 시에만 아프다가 달리면서 통증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증상이 악화되면 달리는 내내 통증이 지속되고, 운동을 멈춘 후에도 통증이 느껴진다. 통증 부위를 눌렀을 때 날카로운 압통이 느껴지며, 약간의 부종이나 열감이 동반될 수 있다.
초보 러너들은 신스프린트를 단순한 근육통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신스프린트는 특정 부위에 칼로 긁는 듯한 국소적 압통이 나타나지만, 근육통은 근육 전체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진다. 선상규 원장은 "신스프린트는 통증 발생 후 러닝을 지속하면 증상이 점점 악화되지만, 근육통은 가벼운 운동으로 완화될 수 있다"며 "통증 발생 시 활동을 줄이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휴식과 회복 중요… 심하면 피로골절 위험
신스프린트의 치료와 관리는 염증을 줄이고 조직 회복을 돕는 데 중점을 둔다. 선상규 원장은 "신스프린트가 의심됨에도 통증을 무시하고 계속 달리거나 치료를 미루게 되면 스트레스가 뼈에 누적되어 정강이뼈에 미세 골절이 발생하는 피로골절을 유발할 수 있다"며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러닝을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증이 발생하면 즉시 러닝을 중단하고 rice 요법을 따르는 것이 좋다. 휴식(rest)을 취해 통증을 유발하는 활동을 중단하고, 다리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다. 통증 부위에 냉찜질(ice)을 15~20분씩 하루 3~4회 시행하여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힌다. 압박(compression) 붕대나 종아리 슬리브 등을 사용하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elevation) 부종을 줄인다.
신스프린트 진단 후 병원에서는 냉각 치료나 체외 충격파 치료(eswt), 온열 치료 등을 통해 염증과 통증 완화를 돕고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치료 후 증상 정도에 따라 3~6주간 휴식과 관리가 필요하며,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후 러닝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호전되면 종아리 근육과 정강이 앞쪽 근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높이는 스트레칭 및 근력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신스프린트 재발 막으려면…점진적 훈련량 증가와 준비운동 필수
신스프린트 재발을 막고 안전하게 러닝을 즐기기 위해선 체계적인 준비와 올바른 습관이 중요하다. 초보 러너는 주당 3회 이하, 20~30km 내외의 주행거리를 유지하며 고강도 훈련을 점진적으로 추가하는 것이 부상 예방에 효과적이다. 부상 후 복귀 시에는 이전 훈련량의 50% 이하부터 시작해 주당 10% 이내로 서서히 훈련량을 늘려야 한다.
자신의 발 모양과 러닝 스타일에 맞는 러닝화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러닝화의 수명은 보통 500~800km 주행으로, 이후 충격 흡수 기능이 떨어져 새 신발로 교체해야 한다. 필요시 발의 아치를 지지하는 기능성 깔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리를 보호하며 뛰는 자세도 중요하다. 보폭을 너무 크게 하지 말고, 뒤꿈치 착지는 정강이에 큰 충격을 주므로 발 전체 또는 발 중앙으로 착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상체를 곧게 세우고 시선은 정면을 향하여 팔은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어 균형을 잡아야 한다.
선상규 원장은 "달리기 전후 5~10분간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준비시키거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종아리, 정강이 앞쪽 근육의 유연성 및 근력 관리와 함께 엉덩이와 코어 근육 강화를 병행해 하체 안정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